야매 저탄고지 다이어트

2. 게으르고 먹는 거 포기 못하는 내가 야매 저탄고지를 한 이유 (-16 kg)

야매다욧 2022. 5. 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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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에는 온갖 다이어트에 빠삭(?)한 다이어트 박사님이 계시다.
(실제로 ph D 박사님이란 게 함정)

그 중 한 번 또 다이어트를 하셨는데 엄청 성공적으로 하셔서

비결을 여쭤봤더니 저탄고지란 다이어트라 하셨다.

(Glycolipid 합성 전공자인 나에게 운명이었던건가)

아무튼 그 분께 추천받아 MBC 지방의 누명 시리즈를 보게 되었고 매우 크게 놀랐던 기억이 있다.


왜냐하면 이 다이어트의 주요 식재료는

크림언니!!♡ 버터오빠!!♡ 달걀친구!!♡ 고기폐하!!♡ 생선각하!!♡♡ 였기 때문이다.

죄다 내가 넘 좋아하는 분들이네 헤헷!! 그걸 맘껏 먹어도 된다하네.
게다가 저염식도 굳이 할 필요 없대!! 😍😍😍

단짠 중에 단을 포기해도 짠을 포기할 수 없는 나에게는 최고의 소식
(상대적인 거지, 단도 포기는 힘들다.)

정말 두 번 보고 세 번 봐도 지방의 누명은 정말 엠비씨 역대의 걸작이다.

진심 지금도 이 대작을 기획하신 분께 한우 투뿔 풀코스를 대접하고 싶을 정도다.


게다가 저탄고지를 소개해 주신 그 분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다욧은 마치 행운의편지마냥 해외에서 시작하여
수 년간 지구 한바퀴를 돌면서 착수한 자들에게 몸무게를 제해주었던 관계로
탄수화물 대체식재료나 레시피 요리법이 이미 많이 발달해있었다.
(대체당, 저탄수 베이킹, 천사채당면 등등)

즉 탄수화물을 포기해야 하지만 어느정도 그걸 보완해주는 우회로가 있다는 것.
(이 분께서는 심지어 실험용 바이알에 대체당을 종류별로 담아 제공해 주셔서
각 대체 당을 맛을 보게 해주셨...)


평소에 남들보다 잘 먹고, 잘 먹는 걸 포기 못하는 사람인 나는 이거다 싶었다!!

그 당시 지켜보던 회사 동기 왈
"너의 귀는 전자현미경으로 측정해도 측정 불가능 할 정도 얇을 거야"
(동기는 진짜 전자현미경 분석 담당자임))


아무튼 이 희소식에 올레를 외치며
추가로 열심히 이시대의 네티즌 *^^*에 빙의하여 포풍 다욧 정보들을 찾아봤는데...



어...어....

음, 일단 저탄고지는 네이버 카페같은 곳에 들어가보신 분이 있다면 알겠지만
일단 별별 상세한 이론을 디립다 파시는 분들이 많다.
(생각해보니 나에게 이 다이어트를 추천해주신 분도 전형적인 phD 답게 이론을 디립다 파고드심)

전문가들이 너무 깊게 파고 들어들 가다 보니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정보의 홍수가 펼쳐지는데...

그 중 몇 가지 살펴보면

1. 잎채소라 어쩐지 별 상관도 없어보이는 김치도 양념에 설탕이 좀 들어서
저탄고지 아웃식품이라 먹어선 아니 되며,
굳이 김치 먹을거면 설탕없게 직접 김장하여 먹거나
특수제작(?) 김치를 사야 하고...

2. 불포화 지방산의 종류들을 구분하여 오메가 3 6 9 3 6 9 3 6 9 3 6 9 하고 있고
그 안에서 이상적인 비율을 맞추기 위하여 음식들을 열심히 분류하고 있었으며

3. LDL의 수치와 종류에 대한 어려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었고

4. 탄수화물 섭취량에 따른 단백질과 지방 섭취량을
계산해야 하며 (심지어 그 계산기는 외국링크)

5. 합성 첨가물은 죄악시되어 합성첨가물 들어간 음식은 세상 만악의 근원이며

아무튼 이거는 이래서 안된다 저거는 저래서 안된다는 말이

참 어렵게도 써져 있다

이상하게 (?) 유독 이 다이어트가 깊은 수준으로 알려진 정보가 많다 보니

엄청 엄격하고 까다롭게 하시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슬프게도 내게는 저런 엄격한 다이어트가 불가능한 이유들이 있다!!


1. 네이처본코리안이라 김치 못 끊는 사람인데??
그리고 요리에 매운양념 간장양념 등등 포기 못하는 사람임.

2. 먹을 때마다 어떻게 일일이 칼로리 영양성분 계산 다 하고 있어 귀찮게.
그럴 정도의 열정이면 다른 다이어트를 하지.

3. 내가 사랑하는 마법의스프나 각종 식품첨가물 따위는 만악의근원 취급하드라...
식품 첨가물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사촌뻘 전공자로 많은 말을 하고 싶지
여백의 미를 남기어 완성하겠다.

4. 저렇게 하나하나 다 제한하면 맛난걸 맘껏 먹을 수 있다는 이 다이어트의 장점은 어디로 가나?
결국 삼겹살에 쌈장없이 기름장에 상추깻잎만 먹다가 질려서 포기하게 될 것이다.

5. 저걸 다 지키면 가능한 외식 가짓수가 급격하게 줄어든다.
사실상 나같은 직장인이나 학생은 도시락을 매번 쌀 정도로 부지런하지 않다면
밖에서 때워야하는데 저 조건을 만족하는 몇 가지 음식만 먹다 보면 금방 물리게 된다.
또 외식 메뉴를 너무 좁게 제한하면 같이 먹으러 가는 사람에게 투머치 민폐다.

** 6. 다이어트를 하며 포기하지 않고 지속가능하려면 스트레스 받으면 안된다.
제한조건이 많으면 스트레스 받고 그로 인해 다이어트를 길게 못하고 때려친다.


......ㅇㅇ 내가 써놓긴 했는데

결국 내가 근성없어서 그런 거 맞다.

근데 내가 원래 그런 사람인데 뭐 어떡함.



아무튼 그래서 난 똑똑한 사람들의
정석적인 완벽한 저탄고지는 포기했다.

근데 저탄고지 자체를 포기할 이유는 없었다.

결국 이론만 놓고 보면 이 다이어트의 핵심은
인슐린 과분비의 억제를 위해 탄수화물을 최소로 섭취하고
단백질도 지방에 비해 과섭취하지 않는다가 포인트다.

이건 저탄고지지 무탄고지가 아니다.
탄수화물 또한 필수 영양소이며,
인슐린의 과분비가 유도되지 않는 선에서의 약간의 탄수화물 섭취는 용인된다는 것이다.
그거만 지키면 되는 거 아닌가?

메뉴에 대놓고 탄수화물 덩어리 (e.q. 감자 고구마 빵 쌀 면 밀가루)로 보이는 애들은 당연히 철저히 배척해야 하겠지만
약간의 양념으로 첨가된 탄수화물은 (김치 양념, 마법의스프, 기타 중국식 라오간마 소스 약간 등등)
필수적 탄수화물 섭취로 허용하는 선에서 나는 나만의 저탄고지 라인을 사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난 매콤한게 좋고 맛있는 양념이 좋은데?


또 이론학자들께서는 합성첨가물도 철저히 배격하시는데...
안먹으면 맛이 없...

그리고 마법의 스프는 신(=오뚜기신 삼양신 농심신 등등)의 선물인데 왜 포기해야하죵?
(+식품 첨가물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나 개인이 판단하는 과학적인 이유로
어느쪽의 말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그래서 내 생각은.....

김치 포기못해. 양념장 포기 못해. 마법의스프 포기못해. 복잡한 칼로리 계산따위 안할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포기할 이유는 없다!!

난 그냥

맛난거 듬뿍 먹고

야매로 하련다.





아 근데 진짜 이러고 성공했으니 망정이지.... 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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