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점 : ⭐⭐⭐+
" 보기 드문 중국향이 가득한 중국식 마파두부를 대표메뉴로 하는 수제 만두집(?!) "이쯤되면 가게 이름을 바꾸는게..
<< 장점 >>
1. 서울에서 드문, 중국향 제대로 나는 마파두부를 먹을 수 있다.
2. 제로페이 오케이.
<<단점 >>
1. 수제만두 퀄은 별로다.
(육즙이 만두 바이 만두다)
<<<<< 잡설 >>>>>
취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베프님 손을 잡고 갔던 상하이.
겁이 많았던 우리는 혹여나 말이 통하지 않고 인터넷이 잘 되지 않아 큰 일이 날까봐
수첩에 한 장 한 장 비상용 문구를 적어갔고
(러브액츄얼리 따라잡기)
중국스타일로 변질된 꿈과 희망의 나라인 디즈니를 동심 가득 즐겼고,
(???: 꿈과 희망?? 걔네 최저시급받고 일해)
번쩍번쩍한 고층 호텔과 빌딩숲의 상해의 도시 풍경, 열시면 소등되었던 동방명주의 화려함에 감탄하고
그와 상반되는 낡은 자전거가 삐뚤빼뚤 지나가는 오래된 골목을 바라보고
문화충격적인 시장의 먹거리를 둘러보는 등
여러가지가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무엇보다도 그랜드마더의 마파두부와 동파육은 오래오래 기억나는 거 같아요.
마파두부는 그랜드마더에서도 먹고 그게 맛있어서 다른 가게에서도 먹었는데 비슷했어요!
<<<<< 잡설 끝 >>>>>
귀국하고 한동안 그 상해 특유의 마파두부를 찾아 서울 곳곳을 찾아 헤맸지만
중식 전문점에서 판다는 마파두부는 어째 다 한국화된 맛이더라고요.
특유의 마라향이 밴 고기고추기름에 몽글몽글한 연두부 느낌의 두부가 부드럽게 녹아드는 그 감동...
그걸 찾아 유명하다는 중국집에 갈 때마다 마파두부를 주문했건만
연두부 식감은 고사하고 향이라도 제대로 내는 가게가 없어서 절망했어요.
아니 마파두부 파는 중국집은 널렸는데 중국식 마파두부 파는 가게는 찾기가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뇨.
암튼 간만에 생각이 나서 인터넷에 다시 뒤져보니 이 킹수제만두란 가게가
중국식 마파두부 찐 맛집이라 하여아니 대표메뉴는 마파두부인데 가게이름은 왜 킹수제만두일까
속는셈 치고 장마철 빗줄기를 헤치고 찾아갔습니다.
신설동역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본점의 좌석이 널널함에도 불구하고 길건너 2호점으로 보이는
훠궈집으로 우리는 넘겨졌습니다 🤣
마파두부 덮밥 (11,000)과 고기새우군만두 (11,000)를 주문했습니다.
우선 마파두부는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는 맛입니다.
인터넷에서 평이 갈리는 이유를 알겠어요.
흔하게 접하시는 마라샹궈 가게에서 맛보는 그 마향이 살아있는
완벽한 마+라향 이었어요.
이건 확실히 취향타는 향이라 일반 한국식 마파두부를 기대하신다면 추천드리기 어렵습니다.
국물이 정말 얼얼함이 살아있는 진득한 마라 국물이었습니다.
(상하이에서 두 번 먹었을 때보다 국물은 더 진득하고 마향(얼얼한향)은 더 진하고 라향(매운향)은 좀 덜했어요)
다만 두부가 그냥 한국에서 쓰는 그 평범한 두부였는데, 기왕 향도 잘 살린 김에 중국에서의 부드럽고 탱글했던 연두부~그냥두부 사이의 식감이었면 더 좋았을 거 같아요.
그래도 한국에서 이 그리운 향의 마파두부를 맛 볼 수 있어 감동이었어요.
만두는 솔직히 맛집 아니라는 평이 많아서 기대를 안했지만
기대 안하기를 잘 한 맛이에요.
수제만두라기에 상상하는 샤오롱바오같은 고퀄의 수제만두는 아니었고,
그냥 저냥 두꺼운 피의 평범한 찐 고기만두를
밑에를 지져서 뒤집어 주신 듯 했어요
(그래서 사진으로 보기엔 특이해 보일 순 있겠네요)
내용물이 꽉차 있진 않았고 만두소의 육수는 만두마다 복불복이라 참 난감했어요 😅
혹시 상해에서 먹은 마파두부가 그리우신 당신
완벽하지 않아도 그나마 서울에서 비슷하게 맛과 향을 구현한
킹수제만두 한 번 방문해보시고 마파두부를 비교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